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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maum:e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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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1-08 17:52 조회2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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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집니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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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우리도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어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방에 잔잔한 바이올린 교향곡이 깔리고 은은한 호두나무색 탁자 위에 커피 향과 와인 향이 어우러져 악마도 취하게 할 만큼 평화로운 스위트룸이 내 방이었거든요.

 

물론 소싯적엔 고생도 적잖이 했어요. 천둥번개가 무섭게 내려치는 한 데서 추위와 공포에 떨기도 했고, 찬바람 더운 바람에 황태처럼 얼었다 녹았다 하며 삶의 쓴맛과 단맛을 고루 맛보았죠.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다 들어맞진 않아요. 하지만 운 좋게 살아남으면 누에고치에 실이 술술 풀리고 목화 꽃송이가 팝콘처럼 톡톡 터져 오르듯 꽃길이 눈앞에 펼쳐지기도 해요. 한때 우리들처럼.

 

지금은 어떠냐고요? 나락으로 떨어져 바닥을 찍고 그대로 철퍽 주저앉았어요. 완전히 버려진 거예요. 한때 피부를 부비며 살갑게 대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자고 일어나보니 우리는 문밖에 나와 있었어요. 직원용 엘리베이터에 태워져 지하 어두운 곳으로 끌려갔죠. 한 마디로 우린 쓰레기에요.

 

커피 향에 눈을 떴어요. 환한 불빛에 눈이 부셨어요. 우리가 새로운 곳에 와 있다는 것을 알았죠. 사무실 안이 사람들 목소리로 수런거렸어요. 웃음소리도 들렸어요. 이곳은 어디일까? 우리는 담배꽁초 끝에 남은 불씨를 눌러 끄듯 단숨에 궁금증을 꺼버렸어요. 어디면 무슨 상관이람? 버림받은 상처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어요. 도로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답니다.

 

우리가 간 곳은 <하이사이클>이라는 사회적 기업이었어요. ‘하이사이클이란 기업의 이름이자, 단순한 재활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업사이클이에요. 일상 속에서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삶을 불어넣고 스토리를 더해 예술적 재발견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죠. 우리가 누구냐고요? 이불 천과 가운이랍니다. 이제서야 눈치 챘다니, 당신은 퍽 둔한 사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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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탁자 중앙에 앉은 젊은 김대표가 우리를 쓰다듬으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물었어요.

□□□호텔에서 온 아이들이에요. 어떻게 변신시키면 좋을까요?”

변신이란 말에 우리는 눈을 번쩍 떴어요. 변신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잖아요. 네 명의 직원들은 콜라병을 처음 본 부시맨처럼 우리를 껌벅껌벅 바라보기만 했어요.

 

일단 흰색 린넨 천으로 더스트백을 만들면 어떨까요? 외국에서 비닐 대신 종이봉투를 사용하듯 우리는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쇼핑백을 만드는 거예요.”

하이사이클의 디자이너 썬이에요. 커피자루로 만든 에코백과 노트북 가방 제품이 그녀의 손끝에서 완성되었어요. 환경에 관심이 많은 철저한 채식주의자랍니다.

 

호텔에서 나온 아이들이니 호텔로 되돌려 보내는 건 어때요?”

BC가 턱을 괴고 있던 손깍지를 풀고 물었어요. 하이사이클의 유일한 남자 직원으로 해외 근무 경험이 많아 하이사이클의 국제무대 진출에 꼭 필요한 인재에요. 호텔로 되돌려 보낸다는 말에 우리 모두 가슴이 두근두근 쿵쿵 뛰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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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람이 사용했다는 점을 찜찜하게 여길 수도 있어요. 대상을 반려동물로 바꾸면 좋을 것 같아요. 가령 반려견이 입는 옷, 쿠션 침대, 물티슈와 배변주머니를 담을 수 있는 산책용 가방 등이요. 루디아, 반려견 제품 샘플도 가능할까요?”

온라인 관리와 교육을 담당한 묭이었어요. 하이사이클에서 가장 바쁘고 활력 넘치는, 누가 봐도 아가씨처럼 풋풋한 새댁이죠.

 

그까짓 강아지 옷 일도 아녀. 마침 여기 오기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강아지 옷 샘플을 만들어본 경험도 있으니 걱정 붙들어 매.”

자신감 넘치게 대답한 사람이 바로 왕언니 루디아에요. 하이사이클의 최고 어른답게 언제나 믿음직하고 든든하죠. 주문만 하면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요술 손을 가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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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일이 착착 진행되었어요. 직원들이 하는 말을 들으며 우리는 무엇에 홀린 기분이었어요. 일이 너무 순조롭게 풀리자 두렵기까지 했어요. 게다가 그들의 머리 위로 둥둥 떠오른 생각 풍선을 보자 힘이 탁 풀렸어요.

우리 회사는 반려견 제품 전문 회사도 아닌데 잘 해낼 수 있을까?’ -

 

하아, 지금 벌여놓은 일이 몇 가지인데 또 다른 일을 시작한다고? 게다가 시장의 원리는 싸고 질 좋으면 그만인데 소량 생산하는 우리 회사가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 - BC

 

직원 중에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 누가 있지? 대표님 반려견은 밖에서 키우는 큰 개라 옷을 입히기도 그렇고, 옷을 완성한다고 해도 누구네 집 강아지에게 입혀야 하나.’ -

 

날더러 강아지 옷을 만들라고? 그렇잖아도 주변에서 시시껄렁한 일하러 다닌다고 뭐라 하는데 ……. 이번 참에 확 그만 둬버릴까?’- 루디아

 

아니나 다를까, 다음 회의 시간에 문제가 터졌어요. 김대표의 표정은 침울했어요.

□□□호텔 측에서 최종 결정을 내렸어요. 하이사이클의 기획은 마음에 들지만 굳이 자기들이 버린 쓰레기로 만든 반려견 제품을 사용하고 싶지 않대요.”

사무실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고, 우리도 실망스러운 나머지 풀이 죽었어요.

 

그때 누군가 우리를 번쩍 집어 들었어요. 루디아였어요.

야들이 왜 쓰레기여? 자원이여, 자원. 요즘 똑똑한 젊은 새댁들이 새 옷 대신 친구들한테 묵은 옷 구해다 입히는 거 몰러? 일단 야들은 천 자체가 고급이겠다, 여러 번 빨았으니 화학 약품 성분들 빠졌겠다, 이보다 더 웰빙이 세상에 어딨어?”

 

다른 직원들도 한 사람씩 나섰어요.

린넨으로 슈퍼패드를 만들고, 타월 천으로 목욕 가운을 만들면 좋겠어요. 목욕 후에 입히면 강아지 체온 조절도 가능하고, 남은 물기를 거실 바닥에 부르르 떨어도 물난리 날 염려가 없잖아요.”

우리 제품은 한 벌 한 벌 수작업이라 아주 쬐금 비싸죠. 가격 문제는 기본 사이즈 외에 반려견의 체형을 고려해 폭이나 기장을 조절해주는 방식으로 해결하면 돼요.”

저도 당장 아는 사람들 통해 강아지 모델 섭외할게요.”

 

김대표와 직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갔어요. 반려견 제품을 조사하여 문제점을 찾고 디자인을 수정하며 샘플을 수도 없이 만들었어요. 샘플을 완성할 때마다 강아지 피팅 모델을 찾아 친구와 친척 집으로 부지런히 뛰어다녔어요. 아직 본 적이 없는 세계를 그리듯 순환의 바퀴를 굴리며 천천히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우리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어요. 린넨은 쿠션베드로, 타월 천은 목욕 가운으로, 와플 가운 천은 외출용 옷으로. 그리고 우리는 하나의 브랜드 이름을 갖게 되었죠. 마음이(maum:e). 어때요? 지속적 환경 보전을 꿈꾸고 동물의 권리를 존중하는 사람들의 밝고 따스한 마음이 우리를 통해 강아지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라봅니다. 사람과 반려견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마찰을 해결하고 끝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사람들은 다시 태어나는 걸 윤회라고 하죠? 벌써 다음에 무엇이 될지 궁금해집니다. 알아요.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이 순간, 오늘이라는 거요. 오늘이 바로 우리의 생일이에요. 축하해주실 거죠?    

 

 

 

 

 

 

 

 

 

마음:이의 이야기를 써 주신 정혜원 작가님,
삽화를 그려주신 김현우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는지 궁금해요! 

보고싶어요 ma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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